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12월 겨울 지리산 당일 중산리 코스] 일출과 설경을 보다
    여행 2015. 12. 21. 17:28



    12월 18일, 지리산에 다녀왔습니다.


    일출을 보고 싶다는 생각에 17일 밤 11시 서울을 출발했습니다. 지리산 중산리 매표소에 도착하니 새벽 3시 30분. 


    겨울 입산은 새벽 4시부터 가능하기 때문에 시간을 잘 맞춰왔습니다. 지리산 매표소 바로 앞은 유료 주차장입니다. 비수기는 4000원을 받습니다. 성수기는 5000원입니다. 또 2킬로 아래에는 무료 주차장도 있습니다. 다만, 힘들게 언덕을 올라오셔야 한다는 고통이 따르겠습니다.


    올해 초 한라산과 월악산 등 겨울 산행은 여러번 해봤습니다. 하지만 겨울 야간 산행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아이젠 등 겨울 등산 필수 용품을 챙기고 렌턴도 충분히 챙겼습니다. 다만, 먹을 것이라곤 초코렛, 생수, 사발면 1개가 전부였습니다. 10시간을 생각하고 갔기 때문에 정상에서 라면 하나면 충분하고 생각했습니다. 



    먹을 것은 조금 쌌지만 배낭이 너무 무거웠습니다. 바로 DSLR카메라 때문이었습니다. 새벽 운전을 하고 온데다 무게까지 무겁고 앞은 잘 보이지 않으니 속도가 나질 않았습니다. 정상을 800미터 정도 남겨두고 해가 뜨기 시작합니다.


    그래도 다행인건 지리산 일출을 보려면 삼대가 덕을 쌓아야 한다는 말이 나올 만큼 어렵다던데...


    운이 좋아 중간에서나마 일출을 담을 수 있었습니다. 대략 7시 30분이 되니 해가 올라오기 시작합니다. 올라오는 속도가 순식간입니다.


    저 멀리 산들이 보이고 그 뒤로 해가 떠오릅니다. 이렇게 떠오르는 해는 아쉽지만 천왕봉에서 보지 못했습니다. 조금만 서둘렀다면 천왕봉 일출을 볼 수 있었을텐데..아쉬움만 남습니다. 하지만 겨울 산행은 절대 무리해서는 안된다는걸 알기에 쉬엄쉬엄 올랐더니 20분 차이로 정상 일출을 놓쳐 버렸습니다. ㅠㅠ



    이 계단만 오르면 바로 천왕봉입니다. 천왕봉 코스는 다양하지만 당일치기 코스로는 중산리-칼바위 코스가 가장 대표적이라고 합니다. 거리가 짧은 대신 경사가 심해 힘은 배로 듭니다. 한라산에 오를때도 2~3번 잠시 쉬었는데, 이번엔 10번은 넘게 쉰 듯 합니다. 물론 2~3분 정도씩 나눠 쉬긴 했지만 이렇게 많이 쉬면서 오른 산은 처음입니다.



    드디어 정상에 올랐습니다. 일단 평일이라 사람들이 몇명 없었습니다. 주말엔 이 곳에서 인증사진을 찍기 위해 줄까지 선다던데...여유있게 찍었습니다.


    뒤로 운무도 밀려오고 경치가 정말 아름답습니다.


    저와 함께 산에 오르신 분께서 말씀해주시길 저 오른쪽 구름이 가득한 곳이 덕유산이라고 알려주셨습니다. 전날 덕유산에 눈이 많이 와 27명이 고립되고 1명이 사망했다는 소식을 들은 후라 산행에 더욱 신중을 기했던 것 같습니다.


    이곳 저곳 경치를 담아 봤습니다.


    스님 3분이 불경을 외우고 계십니다. 저보다 뒤에 계셨던 스님들이신데 어느순간 절 앞지르신 뒤 제가 올라오니 이렇게 불경을 외우고 계셨습니다. 이 분들은 우리나라 각 산 정상에 올라 수행을 하고 계시답니다. 스님들은 모두 검은색 고무신에 털이 달린...흔히 스님들이나 시골 할아버지들께서 많이 신으시는 고무신을 신고 올라오셨습니다. 그런데도 어마어마하게 빠르십니다.


    물론 아이젠과 스틱은 있으셨지만 눈이 발 속으로 다 들어갔을터인데...대단 하다는 생각 뿐이 안들더군요.



    이건, 일행도 아닌데 함께 올라오시며 말벗을 해주신 분의 딸기. 딸기가 참 맛있습니다. 본인이 싸오신걸 저에게도 나눠주셨습니다. 나눠주셨다기 보다 거의 반을 넘게 제가 먹었죠. ㅎㅎㅎ 


    저 멀리 화력 발전소의 김도 보입니다. 


    내려올땐 장터목 대피소를 들러 칼바위로 내려왔습니다. 

    올라올땐 눈이 별로 없었는데 반대편은 눈 밭입니다. 올라올때보다 하산할때 시간이 더 많이 걸렸습니다. 올라올땐 4시간, 내려갈땐 6시간이 걸렸습니다. 물론 거리도 조금 길었지만 눈과 얼음때문에 속력을 낼 수 없더군요. 하지만 내려갈때는 계곡과 좋은 풍경들이 계속된다는 장점도 있었습니다.


    내려오며 카메라를 꺼내들고 사진을 찍어봤습니다. 


    스님들께서 수행을 마치고 하산하시네요. 고무신 보이시죠?


    눈꽃들도 예쁘게 폈습니다.


    올라오는 길엔 눈이 거의 없었는데 반대편은 눈밭이더군요.



    장터목 대피소로 가는 길에 사진을 담아 봤습니다. 참고로 장터목 대피소 매점에서는 컵라면은 판매하지 않습니다. 봉지라면과 초코파이, 자유시간, 생수 등은 판매합니다.



    이 사진도 참 예쁘게 잘 나왔습니다.


    이 사진도 잘나왔군요. 고사목을 함께 담았습니다. 


    지리산에 왜 고사목이 많은가 했더니 1950년대 벌목꾼들이 나무를 베어내고 불을 질러 그렇다는군요.



    [




    저곳이 바로 장터목 대피소입니다. 오른쪽이 매점과 숙소가 있는 곳이고요. 왼쪽이 밥을 먹을 수 있는 곳입니다.



    내려오면서 더 많은 사진을 찍고 싶었지만 얼음과 눈 때문에 카메라를 더 들고 있을 수가 없었습니다.ㅠㅠ 


    아름다운 계곡도, 고드름도 참 멋있습니다. 기회가 되신다면 이번 겨울 지리산으로 떠나보시면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이 되실겁니다. 물론 등산 준비와 컨디션은 충분히 만드신 뒤에 떠나시는게 안전하겠죠. 전 새벽 운전에 잠을 안자고 올라 엄청나게 힘든 산행이 됐습니다. ㅠㅠ 


    하지만 그 보기 어렵다는 지리산 일출을 봤으니 후회는 없네요. ㅎㅎㅎ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