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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에서 본 광우병 10일】 바보야, 문제는 국민 신뢰야!
    시사 2012. 5. 7. 06:30

     지난 25일 미국에서 광우병이 발생하자 우리 정부는 수입검역중단 대신 검역강화 카드를 꺼내들었다. 고심끝에 내놓은 결정임은 분명해 보였다.

    하지만 이 고심의 대상은 국민이 아닌 미국과 정치권이라는게 문제였다. 결국 국민들은 '화'가 머리끝까지 났고 2008년과 같이 촛불을 들었다.

    정치권과 언론은 정부가 내놓은 결정에 정부가 검역주권을 포기한 것이라며 비판을 쏟아냈다.

    게다가  2008년 총리 담화와 대국민 광고에 대해 농식품부가 살짝 발을 빼고 오리발을 내밀자 분노는 극에 달했다. 국민들은 검역과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불신보다 '대국민 사기극'을 벌인 정부의 태도에 더 분노했다.

    ◇ 들쭉날쭉 대응에 말바꾸기…“국민, 정부 못 믿는다”

    농식품부는 미국에서 광우병이 발생하자 검역강화를 선택하면서 기존 3%던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검사 비율을 50%로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검사 비율을 늘리면 광우병은 모두 걸러낼 수 있다고 장관까지 나섰다. 미국산 쇠고기를 코로 냄새 맡으면서까지.

    용인 검역현장을 찾은 서장관을 옆에서 지켜봤다. 왜 국민들이 광우병 쇠고기에 이렇게 민감하게 반응하는지 전혀 모르는 듯 보였다. 장관은 쇠고기를 살펴보면서 연신 "이렇게 안전하게 검사한다"고 했다. 50%면 사실상 100% 검사하는 것과 다름없다며 또 다시 안전함을 강조했다.

    하지만 국민들을 '뿔'나게 한건 안전성 때문만은 아닌듯 하다. 안전보다 신뢰가 무너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정부가 수입을 지속하는 결정을 하는데에는 11시간이 걸렸을 뿐이다. 그것도 미국 측이 보내온 ‘팩스’와 미대사관 관계자의 이야기를 듣고 판단한 것이다. 이 같은 사실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면서 국민들은 “정부가 팩스와 미대사관 이야기만 듣고 검역주권을 포기했다”고 비판했다.

    일이 이렇게 되자 정부는 궁여지책으로 미국에 조사단을 급파했다. 정말 급파다. 일정도 정확히 확정하지 않고 미국으로 떠났으니 그렇게 말해도 좋다.

    그런데 미국으로 떠난 현지조사단은 미국 광우병이 발생한 캘리포니아 농장에는 방문조차 하지 못하고 농장주만 면담했단다. 트위터에선 "마일리지 쌓으러 갔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다.

    ◇ 광우병 논란, 국민은 과학적 설명보다 정부의 책임지는 모습을 기대할 뿐

    정부가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검역을 중단하지 않고 있는 가운데 미국산 광우병 공포는 국민들에게 점차 확산되고 있는 양상이다.

    또 트위터에서는 ‘말바꾸기 정부’라는 비판의 트윗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지난 2008년 광고와 총리 담화문 등에서 약속한대로 미국 쇠고기 수입을 중단하라는 요구다.

    온라인에서 진행되던 정부 비판은 오프라인까지 터져나왔다. 2일부터 4일까지 청계광장과 여의도 등지에는 주최 측 추산 매일 1~2000여명의 시민들이 촛불을 들고 정부를 비판했다.

    이날 집회에 참가했던 한 회사원은 “정부가 약속을 지키지 않는 것에 분노해 참가했다”며 “미국산 쇠고기가 위험하고, 위험하지 않고를 떠나 국민과 정부의 신뢰 관계가 무너졌다. 결국 정부가 다시 촛불을 부른 것”이라고 이야기 했다.

    이런 국민들의 불신에 대해 새누리당 정해걸 의원은 지난 1일 농림수산식품위원회에서 “라디오나 TV에서 2~3시간 설명을 해도 국민들은 믿지 못한다. 그 이유는 2008년 정부가 이야기 한 것부터 지키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고 정부 대응을 질타했다.

    국회에서는 수입검역 중단 결의안도 채택했지만 농식품부는 수입검역 중단은 없다며 한결 같은 주장을 내놓는다.

    개인적으로 미국산 쇠고기의 광우병 위험보다 말을 바꾸는 정부에 국민들은 단단히 화가나 보인다. 그런데도 정부는 미국산 쇠고기는 안전하다는 과학적 논리만 발표한다.

    국민들은 정부가 한 2008년 약속을 지키길 원한다. 물론 미국과 갈등이 있을 수 있지만 먼저 수입검역을 중단하고, 조사단을 보내 다시 조사한 후 수입을 진행했다면 마지막까지 궁지에 몰리는 일은 없었을텐데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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