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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부 트위터가 '빨갱이'를 팔로우 한 이유?
    시사 2010. 8. 6. 14:08



    얼마전 국내 트위터 사용자가 100만을 넘었다. 페이스북과 미투데이 등도 사용자 100만을 넘은지 오래다.

    최근 일고 있는 이런 SNS 열풍에 정부기관들은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정부의 이런 대응은 새로운 채널 개설로 인한 홍보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이기도 하지만, 트위터 등의 확산력을 주목해서다.
     
    또 지난 미국산 쇠고기 파동 이후 청와대는 뉴미디어 비서관실을 만들어 인터넷으로 대국민 소통을 강화하겠다고 했고, 얼마전엔 온라인 대변인을 신설하고 청와대 트위터도 개설했다. 


    이런 청와대의 움직임에 중앙 정부도 트위터 개정을 만들어 네티즌의 소리에 귀를 귀울이기 시작했다. 소통을 위한 최소한의 '액션'을 시작한 것이다.

    민감한 질문엔 "묵묵부답"

    하지만 요즘 정부 SNS를 보면, 특히 트위터를 운영하는 정부기관을 보면 가관이다.

    진정한 소통을 위해 계정을 개설했는지, 아니면 일방적 홍보를 위해 계정을 만들었는지 도통 모를 정도다.


    얼마전 언론에서는 "충남도가 4대강에 찬성입장"으로 바뀌었다는 보도를 했다. 이후 몇시간 뒤 충남도는 보도자료를 내고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각 인터넷 신문에도 이런 내용은 수시로 올라왔다.

    그런데 충남도의 '사실무근' 뉴스가 나가고 몇시간 뒤 국토해양부 4대강 트위터는 "충남도, 4대강 찬성"이라며 지방지를 인용해 트윗을 날렸다.

    이에 대해 나는 트위터로 "이미 오보로 판명된 것을 왜 트윗으로 보내느냐"고 물었지만 대답은 없었다. 다음날 다시 한번 물었더니 국토부에서 낸 해명자료를 단순히 링크해주며 "보십시오"란다.
     
    충남도 해명자료가 국토부 보다 이후에 나왔음에도 본인들의 주장만 또 다시 되풀이 하고 있었다.


    정부 트위터의 이런 무성히 하고, 무책임한 대답은 국토부만의 문제는 아니다. 트위터를 운영하고 있는 대부분의 정부기관은 트위터러들의 질문에 "담당자가 아니라 모른다", "우리부 문제가 아니다", "오해하고 있다" 는 3가지 답변만 내놓고 있다. 마치 서로 짠듯하다. 

    또한 민감한 정책적 사항에 대해서는 이런 답변조차 보내지 않고 '묵살'한다. 하지만 이런 무성이한 대답과는 정반대로 본인들의 영향력을 높이는 수단인 팔로우 늘리기에는 '열'을 올리고 있다

    일본, 미국,북한에까지 정책홍보?

    청와대 트위터는 하루 평균 3건 정도의 트윗을 보내고 있다. 하지만 이마저도 일방적 홍보성 멘트들 뿐이다. 청와대는 트위터 개설과 동시에 "청와대를 팔로우 하시면 모두 팔로우 해주겠다"고 밝혔다. 흔히 말하는 '맞팔'을 하겠다는 소리다.

    또 보건복지부 등 일부 정부 트위터는 "맞팔율 100% 입니다"라는 트윗을 자주 날린다. 맞팔율 100%라는 트윗을 날리는 이유에는 속사정이 있다. 맞팔율을 이용해 팔로우 수를 늘리겠다는 뜻이다.

    트위터를 처음 시작하는 트위터러들은 팔로우수에 목말라 하고, 트위터러들은 본인이 팔로우한 사람이 본인을 다시 맞팔해주기를 바라는 마음을 누구나 가지고 있다는 것을 이용한 것이다.

    게다가 이런 팔로우 늘리기는 국적을 불문하고 트위터러들을 선팔(먼저 팔로우하는)해 맞팔을  기다리기도 한다. 물론 일정기간 맞팔을 하지 않으면 팔로우를 끊어 버린다. 팔로우 할 수 있는 숫자가 정해져 있기 때문에 기관을 팔로우 해주는 다른 팔로워를 찾기 위해서다.

    정부 기관 트위터가 "일본인, 미국인, 게다가 북한인"까지 선팔할 이유는 무엇일까? 대국민 홍보가 아닌 세계적 홍보를 위해서? 그렇다면 트위터도 한국어, 일어, 영어로 운영해야 하는것 아닌가? 이는 무조건적인 팔로우 늘리기로 밖에 볼 수 없다.

    "트위터러야 트위터러야, 선물 줄~~~께, 팔로우 다오"

    이런 정부기관의 팔로우 늘리기는 무조건적 팔로우에서 경품 이벤트로까지 번졌다.

    지난 1일까지만 해도 기획재정부, 산림청 등은 계정을 팔로우 하면 아이패드, 닌텐도wii 등 고가의 경품을 주겠다며 이벤트를 벌이고 있었다. 이미 앞선 팔로우가 많은 정부부처를 따라잡기 위해서 팔로우 이벤트까지 벌이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트위터 이벤트는 오히려 역효과를 내고 있다. 트위터러들은 이벤트에 대해 "세금 낭비하지 말라"는 등의 멘션을 남기며 상당히 부정적이다. 또 트위터를 사용하는 사람들은 그리 이벤트에 목메달지 않는다.

    정책홍보, 팔로우 늘리기 보다 진정한 소통하길

    이런 트위터상의 과잉된 팔로우 늘리기와 정책홍보는 조만간 페이스북으로 넘어갈 듯 하다. 언론에서 페이스북을 띄우기 시작했고 국내 사용자도 트위터를 이미 앞질렀기 때문이다.

    이미 외교부, 통일부 등 몇몇 기관은 페이스북에 계정을 개설했고, 일부는 이벤트까지 벌이며 새로운 홍보채널에서 타 기관보다 먼저 영향력을 늘리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다.

    앞으로 SNS 서비스는 점점 늘어날 것이고 그런 흐름에 따라 정부기관은 또 그에 맞는 채널을 만들려 발버둥 칠것이다. 하지만 계정이 바뀌고, 채널이 바뀌어도 영영 변하지 않는 것이 있다.
     
    바로 진정성이다. 진정한 소통 의지만 있다면 유행따라 계정만 만들어 내지 않아도 되지 않을 것이다. 국민 뒷꽁무니를 따라다니며 팔로우를 '구걸'하는 것보다 진정한 소통 의지를 가지고 있다면 국민들이 먼저 정부기관을 팔로우 하고 찾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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