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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산화재에 대응하는 정부의 '약간 위험한 방법'
    시사 2009. 11. 15. 22:56


    부산 사격장화재가 발생한지 하루만에 국무총리와 문화체육부 장관이 사고에 대한 유감을 표명하고 철저한 조사를 약속 했고, 총리는 유가족을 찾아 무릎까지 꿇었습니다.

    불의의 사고로 일본인 관광객 7명 등 모두 10명이 숨지는 대형화재가 발생했다는 놀라움 보다 총리와 장관의 빠른 사과가 나왔다는것이 더 큰 놀라움이었습니다. 지금까지 이렇게 빠른 사고대응은 처음이었기 때문입니다.

    이번 사고에 대한 유감표명은 당연한 것이고 정부의 정말 빠른 태도도 칭찬 받아 마땅합니다.

    그런데 과연 일본이라는 강국이 아닌 동남아의 약소국이라면, 우리나라로 많은 관광객이 오지 않는 나라의 국민이 똑같은 화재로 목숨을 잃었어도 이런 빠른 사과표현이 나왔을까하는 생각이 머리를 스칩니다.

    지금처럼 빠른 대처를 하고 유감을 표명했을까요? 동남아시아에서 일하러 온 외국인 노동자들이 이런 사고를 당했더라도 총리나 장관이 이렇게 빠르게 대처했을까요? 아마 지금과 같이 했다고 믿고 싶지만 지금까지 그렇지 않았습니다.

    강대국 국민이든 약소국 국민이든 모두 동일하고 귀한 생명일진데 지금까지 우리 정부의 태도는 이번 사고처럼 빠르게 사과하지 못했습니다.
     
    외국인 노동자들(불법이든 합법이든)이 공장에서 아니면 고시원 방화로, 외국인출입국사무소에서 20여명의 사상자를 내도 이렇게 빠르고 적극적인 대응은 없었습니다.

    물론 사과를 한 적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사고 하루만에 장관이 긴급 사과성명까지 내고 총리는 무릎까지 꿇은 적은 이번이 처음이 아닌가 싶습니다.

    용산 화재사고 유가족과 총리가 만났을때 총리는 무릎을 꿇었을까요? 그들이 불법을 저질렀든 화재원인을 제공했든 잘못을 떠나 우리나라 국민이고 고귀한 생명인데 그땐 어떠했을까요? 지금 일본 국민의 사고에는 긴급사과 성명과 무릎까지 꿇은 분들이 그때는 어떻게 했는지 궁금합니다.

    화재가 아직 정확한 원인도 밝혀지지 않은 가운데 선 사과를 한 것도 예상외의 일입니다. 외교적 마찰을 피하고 일본 관광객들을 안심시키기 위해 빠른 조치가 취해 진 듯 합니다만 어떻게 보면 그만큼 일본이 우리나라에 끼지는 영향력이 막강하다는 의미도 될 것입니다.

    이번 부산화재에 대한 정부 사과와 총리의 적극적 태도는 정말 현명한 선택이고 외교적 마찰을 피하기 위한 최선의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부분에는 다시 박수를 쳐드리고 싶지만 이런 적극적인 사과가 다른 약소국, 또는 우리 국민들에게도 해당되었으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생각을 해 봅니다.

    이번 사고로 희생된분들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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