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담배 훔쳐간 '고딩 덕에 금연' 결심
    일상 2009. 5. 2. 20:27

    출처-경제투데이

    출처- 경제투데이


    제 자취방은 1층 원룸형 입니다. 미닫이 문이 주방과 방을 구분해 주고 있습니다. 때문에 주방 미닫이 문을 닫아 놓고 창문을 활짝 열고 담배를 피우면 방안으로 담배 냄새가 들어가지 않아 창가에 항상 담배를 놓아 두고 다녔습니다.

    그런데 오늘 마트를 다녀오며 사놓았던 담배 3갑이 순식간에 없어져 버렸습니다. 마트에서 담배를 사고 여느날과 같이 창문가에 가지런히 쌓아 놓고 잠시전까지 몇 가치를 피웠던 담배가 모조리 사라졌습니다. 하나는 뜯어 3개정도를 피웠고 나머지 2갑은 비닐도 뜯지 않은 새것인데 말입니다. 

    창문에는 방충망이 있기 때문에 그 방충망을 열고 손을 깊숙이 뻗어야만 담배를 가져 갈 수 있습니다. 물론 철로 된 방범창도 있구요. 방심했던 차에 좀도둑을 맞은 겁니다. 이것도 엄연히 절도니 제가 절도를 당한 것이군요.

    담배가 없어진걸 아는 순간 화가 좀 났습니다. 담배 피우시는 분들이 아시겠지만 담배가 피우고 싶어 담배를 찾았는데 없으면 좀 짜증이 나죠. 순간 저도 그랬습니다.

    그런데 머리속에 어떤 장면 하나가 떠올랐습니다. 몇일 전부터 고딩 3명이 제 방 창문쪽을 어슬렁 거렸던 기억 입니다. 그러던 중 하루는 제 방이 아닌 옆집 창문 주위에 접근해 주위를 살피고 있는 녀석들을 봤습니다. 그날도 전 담배를 피우기 위해 창문으로 나갔다 이런 모습을 보게 되었구요.

    "너희들 뭐하냐?"라며 묻자 제가 보고 있었던걸 몰랐던 그들은 깜짝 놀라며 "아, 아니에요. 지금 갈꺼에요"라며 급히 자리를 비웠습니다. 전 조금 의심쩍기는 했지만 교복도 입은 상태고 나이도 어려 보여서 별일있겠나 싶어 그냥 넘겼고요.

    그런데 지금 생각해 보니 그때 그녀석들이 맞은편 집 창문쪽에서 무언가 했던 행동들이 지금 생각해 보면 담배를 훔쳤던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맞은편 1층에 사시는 분은 겨울에도 창문을 항상 열어 놓고 사실 정도로 담배를 많이 피우시는 분이었으니 말입니다. 이건 확실한 것이 아니니...제가 나쁜 예단을 한것이지만 정황을 보면 그럴 듯 하지요.

    어쨋든 저는 바로 집주인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저희집은 건물외곽 모두에 CCTV가 24시간 녹화되고 있기 때문에 누가 제 담배를 절도 했는지 금방 볼 수가 있었습니다. 주인은 확인해보라면서 CCTV녹화기가 있는 곳을 알려주더군요.

    옥상에 위치한 기계를 찾아 화면을 보기로 했습니다. 담배값 몇푼보다 누군가 제 집에 손을 넣어 물건을 가져갔다는 것 자체가 상당히 기분이 나빴습니다. 확인한 CCTV에는 그 고딩들 중 한녀석이 또렷히 찍혀 있었습니다.

    이것도 절도사건이라는 생각에 경찰에 신고를 할까 했지만 혹여나 신고 후 그 녀석이 잡히기라도 하는 날에는 더 끔찍할 것 같더군요. 실수를 저지른 학생을 경찰서에 잡아가 조사를 받게 하는건 좀 아닌듯 싶어 그냥 얼굴만 확인하고 나중에 다시 저희집을 배회하면 그때 따끔히 혼내 주기로 하고 마음을 가라 앉혔습니다.

    이 녀석들 덕에 전 내 집도 도둑을 맞을 수 있겠구나 하는 경각심과 함께 금연을 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훔쳐갈것이 없으면 이제는 저희 집엔 다신 안오겠지요. 저희집엔 담배 말고는 훔쳐갈거라곤 눈을 씻고 찾아도 없으니 금연하는 이젠 안심입니다. 아아. 아직 라이터가 많이 남아 있군요..;;ㅋㅋ 전 이제 라이터도 필요가 없으니 라이터도 창문가에 내놓을까요? ^^;;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