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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허경영 신드롬 '그 위험한 장난'
    기사/연예 2009. 10. 18.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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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눈을 바라봐 넌 행복해지고...내 이름을 불러봐 넌 할 수 있고..."

    재미? 호기심? 장난?


    공직선거법 위반과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명예훼손 혐의로 징역 1년 6개월의 형을 받고, 출소한지 3달만에 허경영씨가 '그것이 알고 싶다'의 조명을 받았다.

    나는 작년 법원을 출입할 당시 허경영씨의 재판을 지켜봤다. 허씨의 공판이 있는 날이면 언제나 허씨의 지지자들로 법원 방청석은 가득 찼고, 그들의 가슴엔 민주공화당의 금색 '소' 뱃지가 채워져 있었다.

    허씨가 법정으로 들어오면 지지자들은 모두 기립했고, 이런 지지자들을 보고 허경영씨는 선거 유세를 펼치는 것처럼 한손을 치켜들어 그들에게 인사를 건냈다.

    그때도 허씨를 지지하는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일지 그 내면이 궁금했지만 재판 이후 유죄판결을 받으면 저 지지자들도 모두 떠나가겠거니 하며 궁금증을 접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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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런데 내 예상을 깨고 출소 이후 허경영씨의 인기는 수감전보다 더 올라가고 있다.
     
    각종 방송 프로에 나오는가 하면 얼마전엔 인터넷 배너광고에까지 등장했으며, 각종 강연회와 대학 축제까지 여느 인기 연애인 못지 않은 활동을 펼치고 있다. 게다가 허씨의 '실소' 한마디 한마디가 인터넷 매체들을 통해 모두 기사화 되고 있다.

    또 얼마전 열었던 유료 콘서트도 성공적으로 마쳤다.

    그런데 이런 허경영씨의 인기에 찬물을 끼얹는 방송이 어제 전파를 탔다. 평소에도 허경영씨의 축지법, 공중부양 등 일반인(?)으로는 도저히 이해하지 못하는 IQ 430의 말에 관심을 가졌던 터라 '그것이 알고 싶다'도 빼놓지 않고 시청을 했다.

    방송은 허경영씨를 검증하는 내용이 주를 이뤘다. 허씨의 사진이 합성인지 여부, 허씨 지지자들의 후원금, 결혼, 자녀 등 허경영씨의 개인생활은 물론 민주공화당 총재로서의 검증까지 거의 모두 검증을 실시했다.

    게다가 허경영씨의 정신적인 부분까지 전문의에게 의뢰했을 정도니 허씨의 모든것을 들춰봤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그런데 지난 고등법원 판결에서 검사가 1년 6개월의 형은 너무 짧다며 항소했을 때 판사는 항소기각 사유로 "허씨의 주장이 건전한 상식을 가진 일반인이라면 믿기 힘들 만큼 신빙성이 현저히 떨어진다. 때문에 원심이 판결한 형량은 과하지 않다" 고 했다.



    허경영씨의 말이 대부분 신빙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상식을 가진 일반인이라면 설마 믿겠는가? 라는 전제가 깔려 있는 판결이었다.

    그런데 충격적이게도 방송에서는 이런 허경영씨의 말을 실제 믿는 사람들이 꽤나 존재하고, 금전적 지원까지 하고 있었다. 인터넷에서 재미로, 장난으로 그를 지지했던 것이 아니라 실제 진지하게 허경영씨를 지지하는 세력이 있었다는 것이다.

    게다가 허경영씨는 온갖 방송이나 TV출연, 언론보도 등을 자신의 홍보로 여기고, 또 이 홍보물로 또 다른 지지세력을 얻는데 사용하고 있는 듯 하다.

    '그것이 알고 싶다'의 PD가 축지법을 보여달라고 하자 허씨는 "지난번 KBS에서 찍어갔다"며 타 매체를 들먹였다. 또 PD에게 협박성 짙은 말을 하는가 하면, 금전관계가 있는 지지자들에게 전화를 걸어 방송을 나가지 않게 해달라고 한 정황도 포착됐다.

    지금까지 방송을 통해 보았던 허경영씨의 이미지와는 상당히 달랐다. 독특한 정신세계를 가졌다는 정도로 그의 팬임을 자처했던 사람들은 약간의 충격을 받았을 법하다.

    어쩌면 그 동안 허씨는 허무맹랑한 이야기로 인기를 얻었다면 이제는 그 허무맹랑한 이야기 뒤에 숨겨진 사람들의 '허탈한' 이야기도 생각해 가며 '장난삼아, 재미삼아' 그에 대한 관심을 가려서 표해야 할 듯하다. 우리가 재미로 불렀던 허경영이란 이름 때문에 선의의 피해자가 생길 수 있다는 생각도 한번쯤은 해보아야 할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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