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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요금인하에 숨겨진 '통신사의 찌질한 눈속임'
    I T 2009. 9. 27. 21:45


    오마이뉴스 유성호



    그 동안 수조원대의 이익을 내면서도 요금인하 여력이 없다며 버티던 통신사들이 일부 항복을 선언하고 요금 인하 방침을 내놓았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의 공약 중 가장 마음에 들었던 것 중 하나가 바로 통신료 20%인하였습니다. 그런데 어제 드디어 이 공약의 일부가 실현되었습니다.

    이통사 요금인하 요구는 그 동안 꾸준히 제기 되어 왔습니다. 이 대통령의 공약은 물론이고 지난 8월 OECD가 내놓은 OECD 가입국의 통신요금 비교조사표가 나왔을때도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요금인하를 촉구했습니다.

    하지만 거대한 공룡인 이통사들은 정부는 물론 시민단체의 요금인하 주장을 묵살해 오다 결국 어제 손을 들었습니다.

    그런데 손을 들긴 들었는데 어찌 어정쩡 합니다. 두손을 번쩍 든것이 아닌 한쪽 손만 살짝 들어 올리고 손을 들었다며 생색을 내고 있습니다.

    정부와 이통사들의 주장에 따르면 이번 발표가 실행되면 1인당 2,600원씩을 절약할 수 있고, 유선전화 요금 인하까지 합한다면 가정당 연간 9만원 정도를 아낄 수 있을 것이라고 합니다. 물론 사실일테지만 그 동안 국민들이 요구한 인하폭과는 너무나 차이가 큽니다.

    우선 이번 통신비 인하 발표안을 살펴 보겠습니다.

    1. 초당 과금제

    14년만에 요금이 초당으로 계산됩니다. 그 동안은 1초를 사용하던 10초를 사용하던 무조건 10초의 요금을 납부했지만 이제 실제 사용하는 시간의 요금만 납부하면 됩니다. 즉 1초를 사용하면 1초에 해당하는 요금만 지불하면 되는 것입니다.

    이 부분을 가장 큰 선심 쓰듯 발표 했습니다. 하지만 이 부분은 수십년 동안 부당이득을 챙겨온 통신사들이 진작 바꾸었어야 할 부분입니다.

    그 동안 사용하지 않았던 부분의 요금까지 부당하게 소비자에게 돈을 받았던 것을 이제는 받지 않겠다는 것임에도 이 부분을 대단한 것 처럼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남의 것을 훔치지 말아야 하는 것이 당연한 것임에도 "이제 남의 것을 훔치지 않겠습니다"라고 말하며 생색을 내는 것과 다를 바 없는 것입니다.

    그런데 SK를 제외하고는 KT와 LGT는 이 당연한 조치조차 하지 않고 있습니다. 50%의 소비자는 앞으로도 10초당 요금을 내야 합니다.

    2. 가입비 인하

    소비자들은 가입비 제도를 없애라고 요구해왔지만 통신사들은 가입비 중 일부를 내리는 방식을 택했습니다.

    SK는 기존 5만 5천원에서 4만원으로,  KT는 3만원에서 2만 4천원으로, LGT는 현행 3만원을 유지합니다. 그런데 이 부분에도 눈속임이 있습니다. 그 동안은 KT와 LGT의 경우 해지 후 일정기간 안에 재가입하면 이 가입비를 받지 않았습니다만 이젠 해지 후 재가입시에도 가입비를 내야 합니다.

    통신사 이동을 자유롭게 하겠다던 방침에서 이제는 가입비라는 장벽을 하나 더 놓아 이동에 제약을 두고 있습니다. 통신사의 요금이나 서비스가 마음에 안들어 이전 사업자로 다시 돌아가더라도 가입비를 내야 합니다.

    그런데 가입비를 왜 내야 하는지 조차 명확하지 않을 뿐더러 이렇게 거둬 들이는 가입비가 한해 4,000억 정도 된다고 합니다.

    3. 무선인터넷 요금 인하

    세계는 지금 모바일로 무엇이든 할 수 있는 환경으로 변해가고 있습니다. 메일을 확인하고, 사진을 주고 받고, 영상을 보고, 뉴스를 보고...하지만 대한민국에선 휴대전화로 이런 것들을 했다가는 데이터 요금이 수백만원에 달합니다.

    또 요즘 이슈가 되고 있는 애플폰이 나온다 치더라도 이런 비싼 데이터 요금제 하에서는 거의 무용지물이나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저는 애플폰과 비슷한 스마트폰인 옴니아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광고 그대로 전지전능한 기능들을 가지고 있습니다.휴대전화에 어플(프로그램)만 설치하면 자신의 위치를 구글맵으로 볼 수 있고, 인터넷 전화로 국제전화도 가능하며, 메신저는 물론 네비게이션까지 사용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데이터요금이 부담되어 이 수 많은 기능을 사용할 수 없습니다. 결국 차는 있지만 통행료가 너무 비싸 차를 집에만 세워두는 셈입니다. 

    그런데 이런 무선모바일 활성화를 막는 데이터 요금인하가 발표되었습니다. 아직 비싼 요금이지만 그나마 큰 인심을 썼습니다. 그런데 이 부분도 어쩔 수 없는 인하입니다.

    지금의 요금제로는 누구도 마음껏 무선인터넷을 사용하지 못하게 되어 있어 단말기 제조업체의 최신 단말기 수준을 맞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실례로 애플은 KT로 단말기를 제공하는 조건으로 애플폰 전용 요금제를 조건으로 내세웠을 정도입니다.

    최근 세계적으로 스마트폰이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최신의 스마트폰 단말기 업체에게 단말기를 요구하기 위해서는 스마트폰을 위한 데이터 요금인하가 반드시 필요했을 것입니다.

    4. 장기 가입자 요금인하

    SK의 겨우 2년 이상 장기 가입하고 월 2만 9천원을 넘게 사용하는 소비자의 경우는 할인혜택을 더 주겠다고 발표했고, 나머지 통신사들도 이와 비슷한 장기가입자 할인혜택을 예고 했습니다. 그런데 이 장기할인혜택의 경우 다른 할인과 중복할인이 안됩니다.

    예를 들어 지금 나와 있는 인터넷과 휴대전화의 결합상품 할인을 받고 있는 소비자라면 장기할인혜택을 볼 수 없습니다. 또 한달에 2만 9천원 이하로 사용하는 분들도 이 혜택을 받을 수 없습니다. 결국 일부만 받을 수 있는 극소수를 위한 할인제도 입니다.

    결국 통신사들의 마지못한 요금인하 발표는 눈가리고 아웅하는 격입니다. 할인은 발표했지만 실제 수익에는 큰 영향이 없거나 부당하게 해왔던 관행들을 원래로 되돌리는 것을 통신사들은 큰 선심쓰듯 대대적으로 요금인하라며 발표한 것입니다.

    그 동안 시민단체에서 요구한 통신료 50%인하나 문자요금인하는 전혀 변한것이 없습니다. 게다가 지금 일부만 사용이 가능한 유심칩의 전체 통신서비스 이용도 빠졌습니다. 결국 이번 요금인하 발표는 그저 했어야 하는 인하를 버팅기다 지금한 것에 불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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