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사랑실천협회, "시진핑 선물, 판다?..."받지 맙시다"
동물사랑실천협회, "시진핑 선물, 판다?..."받지 맙시다"
중국 시진핑 주석 방한으로 중국의 판다를 보낸다는 기사가 보도되고 있습니다. 동물보호단체 ‘동물사랑실천협회’와 ‘동물을 위한 행동’은 시진핑 주석의 판다선물이 동물복지에 심각한 위해를 가할 수 있다는 우려에 따라 이번 ‘판다선물외교’에 반대합니다.
국가 간에는 국가원수의 방문 시 동물을 선물로 주고받는 관례가 있었습니다. 캄보디아 정부가 기증한 코끼리 두 마리가 현재 어린이 대공원 동물원에 살고 있고, 2011년 이명박 전 대통령이 러시아 푸틴 대통령으로부터 받은 호랑이 로스토프는 서울대공원 동물원 사육사를 공격해 죽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동물을 주고받으며 양국의 친교를 상징한다고 자축하는 것과 달리 이면에는 동물의 복지가 제대로 보장되기 힘들다는 논란이 있습니다.
널리 알려진 바와 같이 코끼리는 넓은 공간, 자연 상태와 최대한 가까운 풍부한 환경이 주어지지 않을 때 정형행동(의미 없는 행동을 반복적으로 하는 현상으로, 동물원 동물Captive Animals에게 전형적으로 많이 나타나는 현상을 의미) 을 가장 많이 하는 동물 중 하나로 알려져 있습니다. ‘동물을 위한 행동’이 전국의 동물원을 탐방한 결과 정형행동을 하지 않는 코끼리는 단 한 마리도 없었습니다. 호랑이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2011년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러시아로부터 기증받기로 약속했던 동물은 북극곰이었습니다. 국가 간의 외교상에서 선물로 주로 거래되는 동물은 대부분 이런 귀하고 큰 포유동물입니다. 북극곰, 호랑이, 코끼리는 동물원에서 정형행동을 가장 심하게 하는 대표적인 동물입니다. 판다 역시 특정지역에 살고 있지만 곰과 포유동물입니다. 곰 역시 호기심이 많고 행동이 풍부해서 넓은 환경과 풍부한 행동풍부화 프로그램이 갖춰지지 않을 경우 정형행동을 하게 됩니다. 세계동물보호협회는 곰과, 호랑이를 비롯한 고양잇과동물, 코끼리, 영장류 등을 넓은 환경과 풍부한 행동풍부화 프로그램이 반드시 필요한 주의를 요하는 동물로 정의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그런 동물을 감당할 정도의 안전하고 동물복지에 입각해 건립, 운영되고 있는 동물원 있는지 의문을 제기합니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 이명박 전 대통령의 외교적 관례 때문에 동물들이 겪고 있는 고통에 대해서 지금 누가 책임지고 있습니까. 박근혜 대통령께 묻습니다. 판다가 새로 들어오면 기존에 살던 동물의 공간을 내어줘야 할지도 모릅니다. 대한민국의 모든 동물원은 열악한 재정상태와 좁고 낡은 환경에 단 한 번의 근본적인 리모델링조차 하지 못한 상태로 유지되고 있습니다. 외교상 들여온 귀중한 동물이니 원래 있던 동물은 좁은 데로 몰리던 말던 상관없다는 것인지 묻고 싶습니다.
판다 임대비용 연간 10억원? 관리비용 등은 어떻게 감당할 것인가
중국은 전 세계 여러 나라에 판다를 임대해 중국의 문화를 알리는 판다외교를 펼치고 있습니다만, 임대받은 판다를 잘 관리할 수 있는 시설과 재정적 여유가 있는 동물원이 얼마나 있는지부터 묻고 싶습니다. 연간 판다 임대비용으로 약 10억 원을 중국 정부에 지급해야 한다고 합니다. 이 외에 판다에 대한 관리비용은 우리 몫입니다.
중국은 1994년에도 한∙중 수교 2주년을 기념해 판다 한 쌍을 선물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이 아시아 금융위기의 타격으로 고가의 판다 임대 및 관리 비용을 감당하지 못해 1998년 다시 중국으로 돌려보낸 적이 있습니다. ‘동물사랑실천협회’와 ‘동물을 위한 행동’은 판다를 관리하기 어렵다면 받지 말자고 주장합니다. 동물 없이도 중국과 한국의 우호적 관계 충분히 유지, 발전시킬 수 있습니다. 외교라는 명분으로 동물을 선물로 주고받는 관례는 없어져야 합니다.
2014년 7월 4일
동물사랑실천협회 동물을 위한 행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