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자의 나불나불



몇 일전 한 남성이 가짜 공무원증을 이용해 정부중앙청사내 교육과학기술부에 침입했습니다. 이 남성은 교과부에 방화 후 청사 아래도 뛰어내렸고 결국은 사망했습니다.


언론에서는 난리가 났습니다. 정부청사가 가짜 신분증에 뚫렸다고 방송과 신문은 연일 청사 보안의 허술함을 비판했습니다. 


오늘자 주요 신문들에는 기자들이 직접 법원장실, 부처 장관실, 서울경찰청장실 등을 출입증 없이 들어가 얼마나 보안이 허술한가를 직접 취재해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이런 탓일까요? 이틀여간 언론의 뭇매를 맞은 청사 보안관리가 오늘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사고가 난 곳은 정부중앙청사(광화문)지만 그 불똥은 정부과천청사까지 튀었습니다. 


2008년 청사를 처음 출입해 본 이후 이렇게 깐깐한 보안 검사는 오늘이 처음인 것 같습니다. 청사에 대통령이나 총리가 방문 했을때도 이렇게까지는 검사 하지 않았습니다.


솔찍히 말하면 저도 가끔 출입증을 가지고 오지 않는 경우가 있지만 그간 아무 제재없이 청사를 하루 몇 번씩 들락달락 거렸습니다.


이랬던 청사가 오늘은 출입증을 목에 걸고 있었음에도 출입증 사진과 얼굴을 일일이 대조하는 등 다른 곳에 와있는 듯한 느낌을 받을 정도로 보안을 철저히 했습니다.




출입증이 없는 경우 과천청사 출입 절차는 원래 이렇습니다.


1. 먼저 청사 정문에서 1차로 의경의 검문을 받습니다. 주민등록증 등 신분증을 제시하고 안내동 입구로 안내됩니다. 


2. 입구에서 소지품을 X-ray 투시기에 통과시키고, 본인도 금속탐지기 검사를 통과 후 안내동 안으로  들어갈 수 있습니다.


3. 안내동에서는 직원에게 신분증을 맡긴 후 용무를 말합니다. 그리고 실제 민원인이 담당공무원과 약속이 되어 있는지 직원이 공무원과 통화 후 방문증을 발급합니다.


4. 방문증을 받고 청사 내부로 들어가기전 2차로 회전문에서 방호원이 다시 한번 출입증을 검사합니다. 


5. 안내동을 나와 부처 출입구를 들어서면 3차로 또 다시 부처 방호원이 출입증을 확인하고 금속탐지기를 통과시킵니다.


이렇게 많은 절차와 철저한 검사를 거쳐야 청사안 부처로 들어갈 수 있습니다. 이런 원칙대로만 했다면 물론 이번같은 사고도 발생하지 않았을 겁니다. 

 

청사를 몇 번만 왔다갔다 하다보면 출입증이 없거나 가짜 출입증으로도 충분히 부처 내부로 들어갈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검문을 하는 의경들도 출입증 사진과 실물을 비교하지도 않을 뿐더러 진짜 출입증인지 조차 확인하지 않았었습니다.


우스게 소리로 저와 동료들은 "이렇게 검사할거라면 뭐하러 인력을 낭비하며 검사를 하느냐? 간첩이 왔다가도 아무도 모를 것"이라고 농담을 할 정도로 그 동안 청사 보안은 허술했습니다.


이런 농담이 결국 지난 일요일 현실이 되어버렸습니다. 물론 이번 일을 교훈 삼아 청사 출입 절차가 철저해져 다행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또 그간 출입증 없이 드나들었던 것이 미안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제가 출입증도 없이 마음데로 드나들었던 정부청사가 청와대, 국정원과 같은 1등급 보안 시설이었다는 사실을 알고나니, 북한군이 우리군 초소 앞까지 다가와 문을 두드렸다는 뉴스가 생각나는건 왜 일까요? 괜히 마음이 더 씁쓸해 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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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과천시 중앙동 | 정부과천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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