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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계 챔피언에 "이길 수 있다" 말 실수 했다가....
    일상 2011. 8. 12. 20:19



    세계 챔피언을 바로 눈앞에서 볼 수 있는 기회가 살아가면서 얼마나 될까요?

    아마 그리 쉽게 얻을 수 있는 기회는 아닐겁니다. 그것도 경기장이 아닌 버스, 지하철, 커피숍 등에서는 더욱 어려운 일이겠지요.

    이런 어려운 일을 어제 겪었습니다. 바로 김주희 선수의 게릴라 SNS 팬미팅에 참가하면서 부터였습니다.

    김주희 선수의 '팬미팅'은 조금 특별했습니다. 영등포 거인 체육관에서 서울 도심으로 가는 동안 트위터를 이용해 버스, 지하철, 서점, 커피숍에서 즉석 번개를 제안하고, 제안에 응한 팬들은 김주희 선수와 함께 이동하며 이야기도 나누고, 커피도 마시고, 책과 싸인도 선물 받을 수 있는 행사 였습니다. (참고로 김주희 선수는 얼마전 '할 수 있다. 믿는다. 괜찮다'라는 책을 펴내기도 했습니다.)

    사실 연예인이나 운동선수와 몇 시간씩 함께 있을 일이 지금까지 별로 없었습니다. 오히려 정치인이나 국회의원들과는 몇 시간씩 함께 있었던 적이 있었지만 말입니다.

    그런 제가 난생 처음 바로 옆에서 몇시간을 함께 한 선수가 바로 김주희 선수였습니다. TV나 인터넷에서 스타의 일상 이야기나 모습이 나오는 것을 종종 보기는 했습니다만 그래도 TV에 나오는 스타들의 일상은 역시나 우리와는 조금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이번엔 그런면을 찾을 수 없었습니다. 오히려 내가 하는 생각을 이런 세계 챔피언도 똑같이 하는 구나 하고 동질감이 들 정도였습니다.

    또 어려운 환경에서 운동했던 것 때문에 어두운 성격은 아닐까 했던 걱정도 기우였다는 걸 확인 한 순간 이었습니다. 


    제가 본 김주희 선수는 너무나 밝았습니다. 사진에서 보던 모습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었습니다.

    너무나 소탈하고, 너무나 소녀같은 모습이었습니다. 사실 김주희 선수는 26살 아가씨입니다. 링위에서는 무서울 정도로 강했지만, 팬들과 만난 자리에서는 너무나 부드럽고, 아름다운 미소를  띄우는...

    서점에서 함께 책을 고른 후 시원한 음료를 먹자며 들어간 커피숍에서 김주희 선수는 관장님과 아이스크림으로 티격태격했던 이야기들부터 좋아하는 음식, 이상형 등에 대해서도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특히 딸기 팥빙수를 먹는 모습은 아직도 머리에 생생합니다. 김 선수는 시합전에는 먹고 싶은 음식을 자유롭게 먹지 못하기 때문에 시합이 없을때에는 군것질들을 자주 한다고 합니다.


    이렇게 맛있게 팥빙수를 먹고 있던 중 함께 있던 동생이 갑자기 제 등꼴이 오싹해 지는 이야기를 늘어 놓았습니다.

    "이 오빠가 아까 오면서 김주희 선수랑 싸우면 이길 수 있을 것 같다고 그랬어요"라면서...저를 궁지로 몰아 넣었습니다.


    맞습니다. 사실 제가 그런 이야기를 한것은...하지만 그건 그냥...김주희 선수와 만나기 전....지하철에서 농담삼아서 웃으며 한 이야기 입니다.

    남자들이 어떤 일만 있으면 항상 하는 말 중 하나가 바로 "나도 왕년에는 말이지"라는 말입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야, 나도 왕년에 운동 좀 했다. 아무리 그래도 내가 이기지 않을까"라고 우스게 소리로 한 말일 뿐입니다.

    그런데 이 말에 돌아온 김주희 선수의 답변은 역시나 세계적 선수라는 것을 다시 느낄 수 있는 대답이었습니다. 직접적이지도 않으면서 정확한 뜻을 이해할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네, 제가 질 수도 있어요. 오빠는 덩치도 크고 하시니까요~" 하지만 그 뒤에 대답은 오싹합니다.

    "그런데 권투 시합으로 하면....음...저랑 스파링 뛰는 덩치 큰 남자선수들도 코피도 많이 나고 쓰러지고 그래요. 하하하"

    일순간 그 자리에 있는 분들은 모두 웃음이 빵~ 터졌습니다. 하지만 저는 웃음 대신 아니라며 손사레 치기 바빴고요.

    이렇게 웃으며 커피숍에서 친구들끼리 나눌 수 있는 재미있는 이야기들을 나눴습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세계 통합 5대 세계 챔피언과 팬미팅을 가졌다는 것, 세계 챔피언도 일상에서는 평범한 우리와 같은 생각, 같은 이야기, 같은 음식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느낀 하루였습니다.

    하지만 다른 것이 딱 하나 있었습니다.


    이렇게 웃고 떠들고 기분이 좋을때는 저 같은 경우는 '학교건 일이건' 하루쯤은 '제낀다'는 표현으로 넘어가곤 합니다.

    하지만 김주희 선수는 반드시 지키는 철칙이 있다고 합니다. 바로 매일 오후 5시 30분까지는 체육관에 도착한다는 것입니다. 6시부터 운동을 시작하는 시간이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이때문에 어떤 행사도 어떤 일이어도 6시 전에는 마무리를 지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이날도 김주희 선수는 팬미팅이 끝나고 6시가 되기 전 어김 없이 지하철을 타고 체육관으로 향했습니다. 이것이 우리와 다른 세계 챔피언의 모습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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