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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민은 일하는 임시공휴일 지정, 누굴 위한 것일까?
    시사 2015. 8. 4. 14:21


    정부가 8월 4일 국무회의를 통해 오는 14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했습니다.


    지난주부터 임시공휴일 지정설이 흘러나오다 오늘 오전에야 공휴일 지정을 확정지었습니다.


    정부는 왜 느닷없이 14일을 공휴일로 지정했을까요? 


    정부의 논리는 이렇습니다. 14일을 시작으로 광복 70주년인 15일과 일요일인 16일까지 3일을 내리 쉬면서 내수경기도 살리고 국민 사기도 진작하자는 겁니다. 


    그런데 없던 공휴일이 생긴다면 근로자 누구나 환영하고 좋아해야겠지만 이번만은 그렇지 않은 듯 합니다. 누굴 위한 공휴일인데 고속도로 통행료를 감면하고 고궁을 무료로 개방하느냐는 겁니다. 왜 이런 반응이 나왔을까요. 모두가 두 손 들고 반겨야할 임시공휴일, 그 논란의 이유는 공휴일의 의미를 알면 이해가 쉽습니다.


    먼저 공휴일의 정의를 알아봅니다. 공휴일이란 ‘공적’으로 휴무하기로 정한 날입니다. 즉 공휴일은 공적인 관공서가 휴무를 하는 날이라는 겁니다. 동사무소나 정부부처 등이 문을 열지 않습니다. 당연히 공무원도 근무를 하지 않으니 공무원들은 휴무가 맞습니다. 


    그럼 일반 기업은 어떨까요? 


    민간기업은 공휴일 휴무를 자율적으로 시행할 수 있습니다. 강제성이 없습니다. 이번 논란 역시 이런 공휴일의 정의 때문에 발생했습니다. 대부분의 기업 종사자들은 “남의 이야기”라는 생각을 하는게 당연합니다. 아직 대부분의 기업에서는 임시공휴일에 휴무를 할지, 근무를 할지도 정하지 못했습니다. 근로자로서는 혼란이 생길 수 밖에 없겠습니다. 각 기업 인사팀에는 이번 발표를 두고 휴무 문의 전화도 많다고 합니다.



    임시공휴일에 휴무할 것인지, 근무 할 것인지는 각 기업의 선택입니다. 하지만 임시공휴일을 두고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움직임은 확연합니다. 임시공휴일이 확정되자 대기업들은 14일 휴무를 일제히 발표했습니다. 대기업은 정부 정책에 맞춰 휴무를 하고 내수 경기도 살리겠다는 겁니다. 


    정부 발표에 따르면 대체휴일 하루에만 소비지출액은 2조원, 고용 창출효과는 5만명에 이른다고 합니다. 여력이 있는 대기업이야 이 정도 경제적 이득이라면 하루쯤은 쉬어도 큰 손해가 없을 겁니다. 물론 내수경기가 살면 중소기업도 그 수혜를 입겠습니다만, 중소기업 입장에선 당장 기업 운영에 지장을 받으니 고민이 될 수 밖에 없을 겁니다.


    이렇듯 대기업은 거의 모든 기업이 휴무를 결정했습니다. 문제는 중소기업 종사자입니다.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분들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아마 지금 머리를 싸매고 있을 겁니다. 휴무를 하자니 손실이 크고, 근무를 하자니 직원들의 눈총이 따갑습니다. 게다가 근무를 하면 원칙상 150%의 임금을 지급해야 합니다. 물론 우리 기업문화에서 중소기업이 150%의 임금을 제대로 지급할지도 의문입니다.


    원칙대로 한다면 임시공휴일에 근로자는 쉬거나, 150%의 임금을 받을 수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이 역시 모든 근로자에 해당하지는 않습니다. 근로계약서나 회사 내규 등으로 공휴일을 지정해 둔 사업장에서는 휴무를 하지 못하거나, 가산된 임금을 받을 수도 없습니다. 게다가 근무일수가 정해진 비정규직 근로자 역시 휴무를 할 수 없습니다. 


    또 기업에 근무하는 분들의 이야기를 들어봐도 이번 임시공휴일은 너무나 서투른 정책입니다. 임시공휴일 지정이 너무나 급박하게 이뤄져 기업 스케줄에 혼란을 빚고 있다는 이야기도 들립니다.


    이미 기업 일정이나 워크샵, 여름휴가 등이 확정됐는데 임시휴일을 지정하기도 워크샵을 취소하기도 애매하다는 겁니다. 한마디로 일정이 꼬였다는 겁니다.


    10일 가량을 남겨두고 긴급히 정한 임시공휴일은 대체 왜 지정했을까요? 정말 정부가 광복 70주년을 기념하고 국민 사기 진작을 위한 것이었다면 정규직과 비정규직,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모두 쉴 수 있도록 사전에 준비를 했어야 합니다. 


    이번 정책이 최근 발생한 정부의 여러 사건사고들을 수습하고 인기를 얻기 위한 뜬 구름 잡는 임시공휴일이 아니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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