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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반기문 방북 불허로 본 '신문의 종말' 예고편
    시사 2015. 5. 21. 13:13



    신문의 종말을 예고하는 듯한 일이 20일 일어났습니다.


    다름아닌,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의 개성방문 취소인데요. 정확히 말하면 취소가 아니라 북한의 방북 불허 통지였습니다.


    반 총장은 오늘인 21일 개성공단을 방문하기로 예정하고 있었고 신문들은 모두 이를 1면에 보도했습니다. 어떤 신문은 1면 톱 기사로, 어떤 신문은 1면 박스기사로 반 총장의 개성 방문 소식을 알렸습니다.


    그런데 20일 오전, 돌연 북한이 반 총장에 대한 방북을 불허합니다. 오전 9시가 조금 넘은 시간이었으니 이미 이날 아침 조간 신문들은 각 가정과 가판대, 기업에 배달이 완료된 시각이죠.


    아마도 가정이나 회사에서 조간 신문을 본 독자들은 "반 총장이 곧 개성을 가는구나" 하고 생각했을 겁니다. 사람들을 만나 "반 총장, 내일 개성간다면서?"라고 운을 띄웠을 수도 있겠네요.


    하지만 비용을 지불하고 신문으로 정보를 접한 독자는 이런 말과 동시에 '신문도 안보는 사람'이 되고 말겁니다. 모바일이나 PC로 뉴스를 구독하는 사람들은 이미 '속보'로 반 총장 방북이 불허됐다는 것을 알았을테니까요.


    이렇듯 우리는 신문보다 온라인과 모바일을 통해 실시간 소식을 보고 들을 수 있게 됐고, 신문은 이제 이런 정보 유통의 속도를 따라오지 못하는 '유물'이 됐습니다. 신문사들이 온라인과 모바일을 강화해야 생존할 수 있다는 증거도 되겠네요.


    신문을 통한 하루 지난 소식과 사건이 발생하고, 수분내에 소식을 전하는 온라인과 모바일 뉴스. 여러분이라면 둘 중 어느 뉴스 채널이 더 필요한지 쉽게 고를 수 있지 않으신가요?


    예를 들어, 물론 이런일이 있을 수 없겠습니다만. 가정을 해보면. 이날 신문만을 보고 '남북평화'를 예측해 대북 관련 주식을 매수한 사람들은 큰 손해를 봤을 겁니다. 반면 속보를 보고 가지고 있던 대북 관련주를 매도한 사람들은 이득을 봤겠죠. 물론 가정입니다.


    이렇듯 우리는 정보가 곧 돈이 되는 사회에 살고 있습니다. 누가 얼마나 빠르게 정보를 습득하고 이를 활용하느냐가 부를 축적할 수 있는 시대라는 것이죠.


    과연 신문 시장이 얼마나 오래 갈지 두고 볼 일입니다. 물론 제 생각으론 주요 신문이 폐간 되는 일은 없을 겁니다. 국내 광고 시장과 기업과 신문사간의 관계가 앞으로 최소 수십년은 더 이어질테니까요. 다만 신문이 가지는 뉴스전달 채널로의 힘과 존재감은 곧 사라질 겁니다. 그저 광고 단가를 위한 신문이라고나 할까요?


    광고를 싣기 위한 종이에 지나간 기사를 싣는, 곧 신문이 아닌 '구문'이라 불리는 지금의 신문을 볼 날도 멀지는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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